6. 가능하다면,


Ly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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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light comes creeping in
Illuminates our skin
We watch the day go by
Stories of all we did
It made me think of you
It made me think of you

Under a trillion stars
We danced on top of cars
Took pictures of the stage
So far from where we are
They made me think of you
They made me think of you

Oh lights go down
In the moment we're lost and found
I just wanna be by your side
If these wings could fly
Oh damn these walls
In the moment we're ten feet tall
And how you told me after it all
We'd remember tonight
For the rest of our lives

I'm in a foreign state
My thoughts they slip away
My words are leaving me
They caught an aeroplane
Because I thought of you
Just from the thought of you

Oh lights go down
In the moment we're lost and found
I just wanna be by your side
If these wings could fly
Oh damn these walls
In the moment we're ten feet tall
And how you told me after it all
We'd remember tonight
For the rest of our l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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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다면.

지금, 너의 빛나는 피부에 닿을 수 있다면.


너에게 이 노래를 부를 거야.


만약 <La Boum> 속의 소피마르소처럼, 네가 눈앞에 서 있다면.

오늘 너의 귓바퀴 속으로

이 노래를 재생할 거야.




아램디의 <<지속 가능한 음악>> with 'Wings' from Birdy


가능하다면,

나는 포르쉐 911을 타고 싶어.

가능하다면 Zegna의 원단으로 만든 옷을 걸치고,

수제로 맞춘 10년도 더 된 페니로퍼를 신고 있다면 좋겠어.

나의 트렁크에는 펜더사의 아메리칸 스탠다드 텔레케스터가 하드케이스에 보관되어 있다면 좋겠고,

내가 달리는 길에 차가 너무 많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집에는 언제나 나를 반겨줄 강아지 한 마리가 있으면 좋겠어. 슈나우저면 더 바랄게 없겠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위닝 일레븐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할 때까지는 꼼짝하지 않을 거야. 밤을 새서라도 다 깰거야.

나에게는 TV가 세 개 필요해. 하나는 MLB 하나는 NBA 하나는 프리미어리그를 틀어놓고 동시에 봐야 하거든.

방 중에서 한 개는 반드시 나의 서재로 만들거야.

거기에는 민음사와 열린책들과 문학동네에서 발간된 <세계문학전집>을 빼곡히 모을 거야.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집들은 언제까지나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할 거야.)

물론 서재 한 편에는 내 이름으로 출간한 책들도 있어야 겠어. 하하.

건물의 지하에는 스튜디오를 만들거야.

나와 밴드 멤버들이 마음껏 연습하고, 녹음하고, 창작할 장비들을 구비하고 싶어.

앰프는 진공관 식의 Marshall이 아니라면 사양하겠어. 그러고 싶어.

나의 첫기타는 버리지 않고 팔지도 않을 거야.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는 채로 삭아가도

억지로라도 내 자식놈한테 물려줘야지.


가능하다면.

마당에는 농구 골대를 놓을 거야.

마음이 답답할 때면, 슛을 쏴야지. 슉슉

그물 소리가 만족스러울 때까지, 계속 넣고 또 넣어야해. 슉슉

수영장은 되도록이면 지붕있는 실내 수영장으로 만들고 싶어. 눈 펑펑 오는 거 보면서 수영하고 싶거든.

집 주변으로는 산책로가 잘 되어있으면 좋겠어.

나무도 많고, 유월이 되면 파란 수국이 여기저기 피면 더더욱 좋겠지.

이웃들과 항상 인사를 했으면 좋겠어.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정도는 하면서 살면 좋잖아.


이것저것 요리를 하고 싶어. 알리오올리오나 된장찌개 정도만 맛있게 할 수 있으면 되겠지.

지금보다는 한자를 좀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고.

취미로 수학문제를 푸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 순수하잖아. 건전하고.

사진기는 따로 필요없어. 나는 핸드폰에 달린 사진기면 충분해. 다만 좋은 핸드폰을 써야겠지.

핸드폰이니 노트북이니 같은 건 지금처럼 애플 제품이 좋아. 뭐 앞으로는 바뀔지도 모르지만,

나는 앱등이니까- 사과가 좋은 걸. 편하고.

아 나는 실제로 과일도 사과를 제일 좋아하니까, 이따금 마트에 가서 사과를 사올 거야.

한 번에 많이 사서 썩는 건 질색이니까, 귀찮아도 조금씩 사서 먹을 거야.

그러니까 집가까이에 질 좋은 물품을 파는 마트가 있으면 좋겠어!

아, 마트의 과일 쪽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들한테는 특히나 친절하게 해줄 거야.

내가 과일 나르는 알바 했었으니까. 뭐, 편애하는 거 맞아.


가능하다면-

나는 규칙적으로 살 거야.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하고, 책이랑 신문도 읽고.

일은 오후 6시 전까지만 하고, 이후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겠지.

이럴려면 일찍 자야되는 데, 빌어먹을 재밌는 건 항상 늦은 밤에 일어난단 말이지.

'마녀사냥'처럼 핫한 프로그램은 항상 밤늦게야 하고,

재밌는 가십은 늦은 밤 술집에서 해야 제맛이고.

젠장할 일찍 잔다는 건 이렇게도 힘들어...

그래도, 제발, 좀, 잘 되었으면 좋겠어.


가능하다면.

나는 이제 진짜로 자야겠어. 내일도 일찍 일어나고 싶거든.

알람을 8시로 맞췄다가는, 아니야 7시 59분이 더 낫겠어. 좀 더 사람 냄새 난다.


알람음은 내 핸드폰에 있는 음악 중에 하나로 택했어.

나는 구식이라 스트리밍 같은 거 안해.

아직도 다운받아서, 앨범 사진까지 이쁘게 정렬해서 핸드폰에 넣는 게 좋아.

아이팟 클래식이 심어준 몹쓸 습관이지만, 난 이런 편집증이 은근히 좋더라.


Birdy 'Wings' <Fire Within>





이걸로 했어. 좋아.


이거라면 아침에 잘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거든.






아 정말로.

가능하다면-


이 중에서

진정 하나만의,

오직 하나의 소원만이 허락된다면.


Jeff Buckley (1966~1997)


이 녹이 슨 철제날개로라도 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너의 빛나는 피부에 닿을 수만 있다면.


뭐 어떡하겠어, 휴- (아쉽지만)

포르쉐911이랑 싱싱한 사과는 싹다 갖다 버려야지.






대신에.

너에게,

'이 노래'를 불러야지.



정말이지 최선을 다해서 불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