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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램디의 <<지속 가능한 음악>>
Loro's - '방 안에서' <Pax, 2008>
Lyrics
의미없는 하늘엔 별 2개 내 심장 2개
변해버린 밤공기를 향한 알싸한 담배연기
짙어지는 어둠속 그림자는 잠이들고
깨어나는 아픈기억들을 안고 나도 잠이든다
춤추는 촛불은 아름답구나
말이 없는 먼지는 웃고있구나
비행하는 영혼은 쓸쓸하구나
잊혀진 사랑은 눈물겹구나
Moon will always rise
Sun will always rise
When you wanna know
8. 스윙이 없다면,
볕이 기가막힌 봄날이 온다. 누군가 시샘해서는 '추위'를 보낼 만큼이나. 그 만큼이나 아름다운 대기가 우리를 감싼다. 운동을 하고 싶은 이에게는 운동하기에 좋은,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독서하기에 좋은, 봄처럼 싱긋한 '연애'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사랑'의 때이다. 튀어오르는 푸른 것들의 수만큼이나, 영예로운 '소망'들이 여기저기 피어오른다.
무언가를 원했던 때를 기억한다. '의미가 없다면 스윙도 없던 때'를 회상한다.
갖고 싶은 게 많았다. 물론 가질 수 있는 것도 제법 많았다. 남들보다 좀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물론, 남들보다 더 많이 가져도, 나는 훨씬 '더' 갖고 싶었다. '소유'의 악령은 자비를 베푸는 법이 없었다. 더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무언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리라 나는 추측했다. 더 가지면 언젠가는 채워질 것이므로, 나는 이것저것에 손을 댔다. 깊게 파기 위해서 넓게 파고, 넓게 파기 위해 삽자루를 더 깊이 쑤셔박았다. 무리한 채굴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나는 손에 상처를 입었는데, 나는 다친 손보다 구부러진 삽에 신경이 쓰였다. 더 크고 튼튼한 '새'삽으로 바꾸어 쥐었다. 손은 여전히 아팠다.
-
1.
누군가 '왜 소유하길 원했느냐?'고 묻는다면,
소유하길 원했기에, 소유하길 원했다. 라고 답할 것이다.
2.
그 누군가가 다시 한 번 '왜 소유하길 원했는가?'고 진지하게 묻는다면,
이미 소유했기에, 더 소유하길 원했다. 라고 진지하게 답할 것이다.
3.
그 누군가가 또 다시 한 번 '그럼에도 왜 소유하길 원했는가요?'고 끈기있게 물어온다면,
진실로 솔직하게 답하리라.
거짓말쟁이들이 소유하라고 가르쳤다.라고 진실로 답하리라.
-
나는 '가치 매기는 데 열중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저울질하고는 이내 가격표를 붙이는 이들'에게서 나는 고개를 돌려낸다. 뭐가 더 좋은 상품인지에만 하루 종일 신경쓰는 사람은 '소유'하려고 한다. 그들이 값을 매기는 이유는 값을 매겨서는 더 좋은 걸 '소유'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만족'하기 보다는 '순응'한다. '순응'하고는 '만족'했다고 거짓말한다. 그들은 거짓말쟁이를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더 '소유'하기 위해서 거짓말한다. 그들은 '승리'를 원하지만, '왜 승리해야 하는가'는 자문하지 않는다. 그들은 '무엇이 더 나은가'라는 물음에는 청산유수로 대답하지만, '무엇이 더 나은가를 왜 따져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귀찮아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말한다.
-
의미가 없다면 스윙도 필요없다.
-
스윙-
나는 휘두른다. 스윙- 나는 잠실운동장이 아니지만 스윙한다. 나는 다저스의 99번을 달고 있지도 않다. 스윙-스윙-
공이 날아오지 않지만, 내 앞에는 연습용 폐 타이어 하나도 없지만 스윙-
나는 '닭이 먼전지 달걀이 먼전지'에 쉽게 답하지 못하지만, 끝까지 생각해보려 노력하는 스윙-스윙-
내가 거짓말쟁이보다 낫다는 확신은 없지만 나는 스윙-한다. '너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냐?'고 돌팔매질해올 사람들 앞
에서도 스윙-하며, 사르트르보다 멍청해도 실존-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을 살아-간다.
나는 운동하고 싶고, 독서하고 싶고, 연애하고 싶지만 스윙-한다. 운동, 독서, 연애 중 두 개밖에 못해도 스윙하며, 하나
밖에 할 수 없어도 실존-하며, 셋 중 아무 것도 소유할 수 없어도 살아-간다. 의미가 없어도 스윙-한다.
스윙-
스윙이 없었다면,
너를 잃고 방 안에서 흐느낄 수 없었다.
스윙이 없으면,
지금 나의 오른쪽 아래 사랑니가 주는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스윙이 없다면,
내일 너를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스윙이 없다면,
의미는 없다.
Loro's Pax
1)<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제목'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2)<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의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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