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ia keys도 있고, Norah Jones도 있고, Beyonce도 있죠.

아시다시피 Lady gaga도 굉장히 훌륭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훌륭한 작곡가이기도 하죠.

Adele이라는 걸출한 보컬리스트가 얼마전엔 전세계를 휩쓸었다죠.


하지만 여기에 있습니다.

'차세대 싱어송라이터', 에서

'차세대'를 빼버리고 싶은 그녀. 그녀는 한장의 앨범으로 이미 훌륭하지만,

두번째 정규를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을만큼 근사하게 노래합니다.


Lianne La Havas.




70억 인구가 기다려온 포스팅. 그 두번째.


2. BacktotheFront -

'Don't wake me up'

from Lianne La havas.


역시나

성급하게 들어볼것.





1. 예열

포스팅을 하기 전 곡 선정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답지 않은 성의를 보였어요. 오홍홍.

(

외국어영역(해외곡)이 아닌 국어영역(국내곡)을 선정하고 싶어서-

Apollo18을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이번주에는 일렉트로닉으로 흔들어볼까 해서

Justice나 Avicii를 끄적이고는

아무도 태클못거는 Led Zeppelin이다! 했다가 지미페이지의 기타솔로에 멍해지고...

여성독자를 위한 John Mayer에서 내사랑 Jeff Buckley까지 건너건너,

)

머리를 싸잡고. 좌절했습니다. 다 별로 하기 싫었어요.

뭔가 스파크가 팍 튀지는 않았던거죠.


그래서, 그녀의 음성으로 뒤돌아왔습니다.

기술적인 음악이 정말이지 지긋지긋해서요. 

다 좋은데, 좋은 거 아는데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지금은 듣기 싫어서요.

지금은 Back to the Front하고 싶어서요.

찬란한 기계음과 현란한 연주실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요.


정말로, 그런 음악을 원한다면.

이 순간 하나의 이야기를, 한 명의 내래이터를 권해보라면 

Lianne의 이 노래를 내밀겁니다.




2. 솔

솔soul은 하나의 장르처럼 곧잘 언급되는 단어입니다.

저는 그거 싫습니다.

메탈하는 사람도 솔있고, 댄스뮤직하는 사람도 솔풀하잖아요.(아닌가요?)


Don't wake me up은 Lianne의 솔이 잘 느껴지는 곡입니다.

'How'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는 듯한 투로.

가장 좋은 How를 선택해서 부릅니다.

그녀는 하고 싶은대로 부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자연스럽습니다.

울고 싶어서 우는 것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뛰어난 연주자나 보컬리스트의 음악을 듣자면, 아무래도 기술적인 성취가 음악적인 감상을 압도한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들의 음악을 듣기보다는 그들의 뛰어난 연주실력이 듣고 싶은 게 아니었나

싶은 거죠.


Lianne은 뭘 보여주고 싶어서 곡을 만드는 아티스트는 아닌 듯합니다.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연주해야 만족하는 연주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구요,

그걸 음악으로 만들고는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관객이 한 명도 없는 방에서도 저렇게,

노래할 것만 같습니다. 


이건 음악자체의 논의이기보다는, '메세지'와 연관된 음악담론입니다.

음악의 어떤 형태이든 결국 그것은 '표현'의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적인 '표현'은 주로 '감정'을 드러내는 매체로 기능해왔습니다. 

파퓰러 뮤직에 이르러서는 '가사'라는 것이 그 감정표현의 주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유는 다양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전달에 있어서의 '가사'의 직접성에 기인한 것이 큽니다.


가볍게 예를 들면.


그가 떠난 슬픔


이란 메세지를 오롯이

음악적인 선율과 화성 등으로만 표현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슬픈 비트감을 생각하고, 그가 떠나서 가슴아픈 멜로디를 만들고, 그 감정에 어울리는 악기들을 생각하고는

그러한 악기가 낼 수 있는 슬픈 음향에 대해서 고민한다음, 이런 감정을 잘 전달할 곡 전반의 구성을 짜고,

시퀀스별로 어울리는 분위기의 화성으로 꾸며내어,(헥헥)

눈물을 뚝뚝흘리는 듯한 손가락으로 연주해야만 하죠.

하지만

이렇게 표현된 음악을 듣고도 우리는 '그가 떠난 슬픔'이라는 문장만큼 명확하게는 그 메세지를 떠올려낼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언어의 힘이죠.

그가 떠나서 슬퍼 라는 문장에 음을 붙이면 훨씬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것이죠.

(직접적이고 빠른 걸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와 맞닿아서 파퓰러뮤직은 '가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죠?)

때문에 현대 파퓰러뮤직에는 가사가 있는 노래가 주류를 이루고 이의 연장선으로

가사를 전달하는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가 음악전반을 지배하는 위치를 점유하고 있죠.

자연히 노래 잘하는 가수만큼 확실한 마케팅전략도 없게되기도 하구요.


이런 주류 대중음악의 틀 안에서, 

보컬리스트의 음악적 역량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스크롤을 조금만 뒤로 올려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음악이 메세지의 표현이라면(이는 주로 감정표현이다), 좋은 음악이란 곧

'감정표현을 잘 하는 음악'이라고 정리될 것이다.


그래요.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겁니다.

기술적인 선택은 그 표현의 방법론일 따름입니다.

don't wake me up이라는 가사가 가창이 된다면,

그렇게 말하는 송라이터의 내러티브와, 이에 수반된 그 감정과 분위기가 압축적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Don't wake me up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것처럼요.

이게 솔 아닌가요?





3. 거기서'저'기

Don't wake me up 이라는 곡같은 경우는 블루스한 흑인음악의 전형성을 띕니다.

흑인 특유의 블루노트들이 간혹 멜로디에 곁들여지는 것까지도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끈적한 애티튜드두요.)

뭐 음악적인 실험이라든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전혀 돋보이지 않는 곡이죠.

그냥 잘 부르면 그냥 '거기서거기'인 음악으로 전락하기 십상인 코드진행과, 전반적인 구성입니다.


Don't wake me up이 '거기서거기'가 아니라 거기서 '저'기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그녀'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는 그녀가 송라이터라는 점(감정표현에 유리하겠죠?), 흑인특유의 그루브를 태생적으로 타고났다는 점,

가창에 있어서 기술적으로도 성숙하다는 점. 등으로 풀어쓸 수 있겠습니다.

물론 목소리도 한몫합니다. 개성이 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편안하면서도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파장이 긴 울림을 지닌 음성입니다.

여성치고 엄청난 고음을 자랑하는 보컬은 아닙니다(사람들은 언제나 보컬의 고음에 집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만,

인용한 동영상에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하이라이트에서 뿜어내는 성량은 인상적이기에 충분하죠.


이곡을 들으면서

'Ain't No Sunshine' - Bill Withers

그리고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 Roberta Flack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자체는 분명 '거기서거기'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도 그녀가 부르니까 '저'기로 나아가는 것 같네요.


이게 바로,

Lianne 입니다.




3.5

그녀는 88년생의 영국출신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12년 <Is Your Love Big Enough?>이라는 한장의 정규만을 발표했습니다.

이앨범은 iTunes Album of The Year 2012.이란 타이틀을 따냈구요.

BBC의 Sound of 2012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습니다.


앨범전반에서는 포크하면서도 솔풀한 트랙들이 가득합니다.

Don't wake me up처럼 멜랑콜리한 음악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앨범전체를 한 번 들어보시길, 간곡히 권해볼게요.



이 앨범을 듣고 후회하실 가능성을

저는 상상할 수가 없네요.





군대에서 막 제대하고 들을만한 게 없나 블로깅블로깅 유투빙유투빙

물어물어 잡식하던 저의 불쌍한 이어폰을 오래간 점령했던 아티스트입니다.


여러분의 겨울도 Lianne La Havas가 마구 울려댈 수 있다는 것.

감안하시길-